남루한 삶이 주었던 허기와 상처의 재생으로 압축한 김창균 시인의 시집. 생각하면 서럽고, 가슴 한켠, 싸하게 아린 시간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애틋한 위로가 되어준다. 불혹의 나이, 생애 첫 시집 전편에는 사라져버린 오래된 물건들과 기억이 정교하게 재생되어 있다.
실제 사실과 상상력이 혼합된 형태로 태어난 작품으로 '가브리엘'이라는 대천사의 이름을 가졌던, 작가의 죽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소설이다. 죽은 아들과의 여행을 꿈꾸는 한 아버지. 그 아들에 대한 슬픈 사랑 이야기가 16편의 시와 함께 작가의 내면고백 형식으로 씌어졌다.
이홍섭 시인이 <숨결>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세 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줄곧 이어져 온 불교적 색채와 서정성이 그대로 이어졌으되, 더 깊고 더 넓어진 느낌이다. 적막강산과 아수라장의 한가운데서 곡진한 세상살이의 이면을 낱낱이 들여다 보는 시인의 시선이 풍요하면서도 한결 애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