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와 현대 세계를 이해하는 데 기본적인 열쇠가 되는 개념들을 뽑아 그 의미와 역사, 실천적 함의를 해설하는 ‘비타 악티바Vita Activa 개념사’ 시리즈 네 번째 책 《계급》.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계급은 한 사회의 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위로 사회적 불평등과 불일치, 불균형 등의 문제를 연구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계급 관계는 역사적으로 불평등의 성격이 어떻게 변해왔고, 불평등을 완화하거나 해체하려면 현재의 계급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계층이나 시민, 민중 개념은 이러저러한 계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줄 뿐 지배-피지배 관계, 빈익빈 부익부의 관계 및 왜 그런 구조가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반면 계급론은 모든 사회적 불평등의 원인을 파고 들어가 문제의 원인을 찾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이론이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계급의 어원에서 시작해 원시 공동체 사회부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이르는 계급의 역사를 살펴본 저자는 생산 수단의 소유 여부에 따라 자본가와 노동자 양대 계급으로 나누는 마르크스의 계급론과, 경제적 계급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다양한 계급이 형성된다고 본 베버의 계급(계층)론을 비교 설명한다. 그리고 이 두 이론을 기반으로 한 계급 논쟁의 흐름, 즉 마르크스주의를 계승하거나 극복하려는 계급 이론과 베버의 입장을 계승한 계급 이론을 살펴보며, 마지막으로 계급 개념과 계급 이론들을 통해 모두가 존엄과 행복을 누리는 더 나은 삶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는지 모색한다. 저자는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계급 이론의 출발점으로 노동자의 자기 생산을 강조하는데,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 가사노동(돌봄노동)이며 여성의 가사노동 해방, 즉 가사노동의 사회화라고 강조한다. 결국 여성 해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가부장제에 투쟁하는 것이 계급 투쟁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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